2022년 청소년자치연구소 청소년실천연구위원회의 핵심 활동 중 하나는 "공부"입니다. 올 초 위원님들은 위원회 연간 계획을 수립하면서 특정한 주제를 정해 깊이있게 학습과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결의 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이후 청소년과 관련된 문제와 대안들을 폭넓게 모색해봤다면 올 해에는 "청소년 교육, 진로, 자립"을 주제로 하여 주요한 관련 이슈나 개념들을 연구해보기로 한 것이죠. 공부와 연구는 특정한 사람들만 하는 것도 아니고, 거창한 조사 방법들을 꼭 사용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공부, 연구하다 라는 영어 단어 study는 "전념하여 노력하다. 갈구하며 몰두하다"라는 라틴어 스투데레(studere)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라틴어수업, 한동일 교수님),  단어의 어원에 따르면 누구든지 공부와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오늘 모임에서는 월별 학습의 주제와 방식, 역할 분담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6월에는 2025년부터 전면 본격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기대와 우려에 대해 파헤쳐보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작년에 교육 및 청소년 분야의 전문가들과 학습 모임을 진행한 청소년자치연구소 정건희 소장님께 관련 자료를 추천받은 위원님들은 한 달 동안 읽고 토론꺼리와 질문들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혹시 지역 내 이 주제에 대해 관심 있는 부모와 관련 활동가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안내해보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연구위원님들의 학습에 대한 의지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8~9월에 진행될 스터디 주제인 청소년 진로에 관한 토론이 계속 되면서 분위기가 한껏 후끈 달아오릅니다. 위원님들 모두가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이기 때문이어서인지 솔직한 고민과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오늘 회의에서는 청소년 진로 관련 책, 논문, 연구보고서 등에 대한 제목만 공유하기로 했었는데, 각자가 준비한 제목을 안내하면서 자연스럽게 청소년 진로와 관련된 이슈를 중심으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위원님들은 이상적인 진로와 현실적인 진로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는다 고백했습니다. 이상은 내 자녀가 진짜로 좋아하는 일과 공부를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었고, 현실은 학교 성적과 점수를 잘 받아야만 원하는 대학을 가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회라 생각했기에 아이를 내버려둘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진로는 직업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길로서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선택 과정의 모든 것을 가리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청소년 진로에 정확하게 모든 것을 안다거나 우리가 생각하는 진로에 ㄷ한 어떤 답을 내릴 수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청소년 진로를 위해 성찰 과정 거친다는 데 있습니다. 이런 과정 가운데 우리 청소년들과 부모, 지역사회에서 진로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의 집단지성과 지혜가 모이고, 조금 더 성숙한 청소년 진로의 모습과 내용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흔히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은 독서하기 좋은 시절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우리 연구위원회는 초록이 무성해주는 계절부터 풍성한 독서와 학습의 시간을 마주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사색하고 그에 관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과 정신이 더욱 살찌는 기회가 되며, 이런 과정들이 지역사회에 청소년 진로에 대한 긍정적인 잔잔한 나비효과들을 불러일으키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