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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내 안으로 들어 온 날 [누구나 배움터 #7]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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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7-02 15:00 조회4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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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잠자는 걸 되게 좋아하고요. 꿈꾸는 것도 좋아합니다. 한동안은 꿈 일기라는 것도 써본 적이 있어요. 하고 싶은 것들을 꿈꾸고, 그 꿈꾸는 것들을 이루는 것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오늘 나누고 싶은 주제는 '이중성'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겉과 속이 다른 거죠. 그런데 제가 여기서 표현하는 이중성은 '온전함을 추구하는가' VS '완벽함을 추구하는가' 이렇게 구분을 지으려고 해요. ‘내가 부족할 수 있고, 늘 배울 준비가 되어있다’ 라고 수용하는 자세를 저는 [온전함]이라고 표현을 하고 싶어요. 기준을 높게 잡고 그에 미치지 못하면 좌절하거나, 기준 이상을 취했을 때 우월감이 생기는 것을 완벽함이라고 정의 하고 싶고요. 여러분들은 어떤 것을 추구하고 있나요?"


 일곱번째 누구나 배움터 이재명 강사는 장수에서 삶을 살고 있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평화운동가’입니다. 청년의 때부터 지금까지 현장에서 주로 청소년활동을 했습니다. 청소년 현장에서 10년여 정도 일을 하다 내면의 이중성과 소진을 극복하고자 일을 멈췄습니다. 그 이후 5년 동안 전국의 스승을 찾아 절에도 들어가보며 광야를 지나왔습니다. 지금은 장수에서 청소년들과 평화지대를 구축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평화'의 가치를 알리고자 결심했던 동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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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방지축 10대 

 저는 평범하고 싶었습니다. 1989년도가 고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는 해였는데 전교조 운동이 시작 하는 때였어요. 국어, 세계사 선생님이 전교조 활동을 하시던 분 이셨는데 1학년을 마칠 때쯤 두 분이 해직 되셨어요. 선생님들이 학교를 떠나는 날, 전교생이 운동장으로 몰려나가서 우리 선생님을 떠나보낼 수 없다고 집회를 했어요. 근데 저는 그때 교실에 남아 있었고요. 운동장으로 나가는 애들을 보며 ‘나는 이번 기회에 등수를 올려야지’ 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 친구의 아들이 저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친구 어머님의 부탁으로 3학년 때 제가 공부를 몇 개월 봐주게 되었어요

 그 친구는 그때 학교에서 학생 운동을 했었어요. 유인물 만들어서 교실마다 뿌리고 했던 친구였는데 어쩌다 보니 저는 과목 공부를 친구한테 알려주고, 그 친구는 학생 운동의 사상을 저에게 알려줬어요, 그때부터 물들기 시작해서 내가 1학년 때 모른 척했던 행동이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그 이후로부터 왜인지 모르게 조금 빛을 진 그런 느낌이 들었고요. 그때 무언가 해봐야겠다 싶었죠.



#2 청소년을 만나다

  남양주에 휴양림이 있는데, 3일짜리 숲 체험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어요. 5학년 청소년이 버스를 타자마자 맨 뒤로 터벅터벅 가더니 앞자리에 발을 올리고 팔짱을 끼고 있는 거예요. 밖에서 어머니가 손을 흔들며 잘 갔다 오라고 하는데도 아는 척도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얘는 뭐지?’ 하는 호기심이 들어서 그 모둠을 제가 맡아봤어요. 아니나 다를까 그 친구는  “저 안 하면 안 돼요? 하기 싫은데요” 이런 말을 계속했어요. 그때 저는 다른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 친구가 지금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데 5분만 아무것도 하지 말아 보자고 했어요. 그 적막한 시간들을 보내면서 그 아이가 뭐라도 해보자고 이야기 하게 되었죠, 이후 2박 3일 동안 나뭇잎으로 배 만들어서 얼마나 멀리까지 띄우나, 누가 빗방울에 젖은 거미줄을 찾나, 그런 놀이들을 하면서 2박 3일을 보냈어요. 2박 3일이 끝나고 돌아가는 그 아이의 표정과 눈을 잊을 수가 없어요. 첫날에 인상을 쓰던 모습에서 “저 하루만 더 있으면 안 돼요?” 하는 아이의 간절한 표정이 잊히지가 않아요. 자연과 함께 하면서 놀라울 정도로 삶이 바뀌는구나. 이런 것들을 확인을 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남양주 YMCA에서 9년여 정도 일을 한 거 같아요.



#3 이중성을 극복하고자 떠난 진짜 자연에서 만난 ‘나’

 활동을 하다 보니 결과를 쫓아서 가는 저의 이중성을 발견했어요,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어서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 여겼고요, 결과를 조금 잘 이끌어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던 것 같아요. 또한 조직 안에서 관계적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죠.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생각했어요. 일을 멈추고 광야로 나가보기로 결심하게 되었죠. 처음 내려간 곳은 남원의 지리산이 시작되는 절에서 살았어요. 저희 아버님 또래의 그림을 그리시는 노스님이 계셨는데, 무작정 그분께 찾아가서 여기 살게 해 주십시오 라고 떼를 썼어요. 그 이후 마음 수련하는 곳에서 마음공부도 하게 되고 제 이중성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숲 체험 학교 경험을 떠올리면서 남은 삶은 어린이 청소년들하고 활동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결심하고 다시 남양주에 와서 대안학교 교사로 지원을 하게 되었어요, 당연히 붙을 것이라 자신하던 것과 달리 저는 교사 시험에서 떨어지고 말았어요. 좌절을 하며 또 다른 대안학교에 지원하고 하던 어느 저녁이었죠, 대안학교를 왜 하려고 하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품고 있었는데, 손님이 하나도 없는 가게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사장님을 보면서 그 답을 찾았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존경 받을 것 같고 그럴싸한 일을 하려고 했었구나 싶었어요, 직업의 귀천을 따져서 구분 했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어요, 그렇게 장수로 내려오게 되었죠.


#4 청소년 피스 메이커 활동

 장수에 내려와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을 만나서 “너는 시켜서 하는 게 좋으니 스스로 하는 게 좋으니?” 물어봐요. “시켜서 하는 게 좋아요” 라고 말하는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어요. 자기가 뭔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좋다고 말을 해요. “넌 뭘 하고 싶니 넌 뭘 잘해?” 그러면 대답을 못해요. 근데 그런 대답이 너무나 당연한 게 모든 환경에서 청소년들에게 다 시키거든요. 뭔가 스스로 생각하게 해주는 과정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청소년 활동 할 때는 너희들이 지금은 모를 수도 있지만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서 그 일들을 할 수 있도록 YMCA에서 지원을 해줄 거야라는 모토로 활동들을 진행 합니다. 길청을 만나면서 내가 뭘 해야 할까 내가 놓친 게 뭘까 이런 걸 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다음 스텝까지 고민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저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마음을 가꾸는 정원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마음을 찾아서 가꿨으면 좋겠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소원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어요. 장수에서도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해서 만들고 운영하는 공간을 같이 만들면 좋겠다고 꿈을 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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