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업사이클링이 정확히 어떤 뜻이었을까요?” 

어느 여름 방과 후, 라온 자원봉사 자치기구의 서기이자 총무, 자칭 행동대장인 강한서 청소년이 보내온 메시지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 하는 활동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정확한 뜻을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싶다는 이유였습니다. 일상 속에서도 경각심을 갖고 실천하며 이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청소년을 통해 그들 스스로 뿐 아닌 지역사회를 바꾸어나가는 변화를 봅니다.

“헌옷수거함으로 버려지는 옷들 중 2%도 채 제대로 재활용이 이루어지지 않는대요”

라온 대표 조용현 청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달그락달그락에서 진행한 여름방학 프로젝트, ‘달그락프로젝트’에 라온 청소년들은 ‘슬로우패션’이라는 이름의 팀으로 참여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지 회의하던 중, 패스트패션 으로 인한 지구 환경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패스트패션은 값싼 소재의 옷이 유행에 따라 양산되고 금방 버려지는 문화입니다. 이로 인해 의류 폐기물 발생과 의류의 질 저하, 획일화된 패션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소위 말하는 선진국에서 버려지는 옷이 제3세계 국가에서 산을 이룬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활동이었습니다.

라온 청소년들은 이전에도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꼽으며 군산 비응도 일대의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달그락 밖 청소년들도 함께 초청해 활동을 진행하고,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라온의 ‘슬로우패션’ 프로젝트에 함께 달그락거리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각자 ‘생태계와 탄소중립’, ‘미세플라스틱 주의보’를 주제로 강의해주신 이배근 멘토님과 남기환 멘토님입니다. 청소년들은 ‘바꾸고자 하는 문제의 해결책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는 말을 전하며, 매 주말 시간을 맞춰 모임을 가졌습니다. 수공예 자치기구인 ‘메이크드림’과 함께 업사이클링 에코백과 헤어밴드 등을 만들고 청소년 마켓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서툴러 삐그덕거리는 라온 청소년들이었지만, 조금씩 배워나가며 스스로 만든 에코백을 자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더 많이 보고,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하잖아요”

‘슬로우패션’ 프로젝트의 핵심은 ‘달그락 헌옷수거함’을 운영하고, 기부받은 물품들의 새 주인을 찾아주거나 새롭게 바꾸는 것입니다. 달그락 헌옷수거함의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이야기하던 중, 라온의 대표 조용현 청소년은 캐릭터 보노보노를 본뜨자고 제안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흥미와 관심을 갖고 한 번씩 더 눈길을 가게 해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보노보노의 모티브인 해달은 생태계 파괴로 멸종위기에 놓여있기도 하기에, 주제와도 가까워 결의되었습니다. 귀여운 이미지이면서도 그 뜻을 생각하면 사뭇 슬픈 그림을 내건 달그락 헌옷수거함과 홍보 포스터는 달그락을 지키고 있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변화’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활동이 성과 발표회를 맞았고, 각자가 많은 변화를 얻은 모습입니다. 많은 팀의 청소년들이 성과 발표회 이후에도 일상 속에서 실천을 이어가는 프로젝트를 하겠다는 다짐을 전하고, 실제로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상 속 작지만 확실한 변화를 꿈꿔온 청소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와 지역사회에 큰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참여가 세상을 바꾼다’는 마음가짐으로, 청소년이 만드는 일상 속의 변화는 계속됩니다.